대만의 투수 쿠오유안치(43). 일본 프로야구에서 10년이 넘게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주니치 드래건스에 몸담았던 88년, 구원왕과 MVP를 휩쓸며 팀의 센트럴리그 우승을 이끌었고 개인통산 100승―100세이브를 달성한 거목.
일본에서 은퇴한 뒤 대만으로 돌아간 그는 올시즌 대만프로 CPBL리그팀 화신에서 9승4패 평균자책 2.03으로 ‘노장은 죽지 않았다’는 걸 당당히 보여주고 있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대만―한국전. 전날 일본에 패해 대만이 ‘벼랑끝 카드’로 내민 쿠오유안치는 5이닝 동안 한국의 강타선을 5안타 2실점으로 막아내 제 몫을 120% 수행했다. 120㎞대의 포크볼과 슬라이더에 간간이 섞는 140㎞의 직구.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1회 무사 만루의 위기에서 한국 4번 이승엽과 5번 양준혁을 삼진과 병살타로 유도해내는 대목에선 절로 감탄사가 나왔다.
‘불혹’의 나이를 잊은 쿠오유안치의 파이팅은 잠실구장을 찾은 야구올드팬들의 향수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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