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박진섭에 올림픽팀 중앙수비 특명

  • 입력 1999년 9월 20일 19시 42분


“새로운 수비라인을 검증받겠다.”

시드니올림픽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을 앞두고 수비불안을 안고있는 한국올림픽축구대표팀이 일본올림픽팀과의 2차 평가전(27일 오후7시·잠실)에 대비, 일부 선수의 ‘보직 변경’을 단행하면서 수비강화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좌 지성 우 영표’에 중앙 수비는 ‘둘리’ 박진섭). 대표팀 허정무 감독의 이같은 복안은 상당히 파격적이다.

즉 대표팀 오른쪽 윙백으로 자리를 굳힌 박진섭에게 중앙 수비의 중책을 맡기는 한편 ‘새별’ 박지성을 왼쪽, ‘신데렐라’ 이영표를 오른쪽 윙백으로 각각 기용한다는 것.

단 이는 무릎 부상이 재발한 이영표가 경기 전까지 회복한다는 전제하에서 나온 것으로 최종 결정은 아직 미뤄두고 있다.

한국이 7일 일본올림픽팀과의 도쿄 1차 평가전에서 참패했을 때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것은 바로 게임메이커 부재와 수비 불안.

특히 ‘나사풀린’ 수비진의 커버플레이는 심각한 수준이었고 공격으로 연결되는 패스 또한 매끄럽지 못했다.

허감독이 박진섭의 포지션 이동을 숙고하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 중앙수비수가 실질적인 게임메이커 역할까지 해야 하는 4―4―2 변형 포메이션하에서는 정교한 패싱력과 넓은 시야를 갖춘 선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때문이다.

물론 위험은 있다. 대표팀 수비수 대부분이 그렇듯 박진섭도 고교 때까지 공격수로 활약해 최종 수비수로서의 능력은 검증이 안된 상태.

그러나 박진섭은 수비 2선인 오른쪽 윙백으로서 그간 믿음을 굳힌데다 재치넘치는 패싱력이 한국 공격의 실마리를 푸는데 모자람이 없다는 평가다.

박진섭은 21일 아주대, 22일 안양 LG와의 잇단 평가전을 통해 중앙수비수로서의 능력을 검증받는다.

공격수로 축구의 싹을 틔운 그가 공수를 모두 커버할 ‘제2의 홍명보’로 꽃을 피울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배극인기자〉bae215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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