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킹 사단’의 트리니다드는 19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기의 대결’에서 펀치수에선 호야에 166―233으로 뒤지고도 2―0 판정승을 이끌어내 이를 지켜본 수많은 복싱팬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이는 3월 에반더 홀리필드(미국)와 레녹스 루이스(영국)의 세계 헤비급 통합타이틀전의 재판.
루이스는 홀리필드를 시종일관 압도했지만 무승부 판정이 나와 11월14일 재대결을 앞두고 있다.
당시 미연방수사국(FBI)은 비밀리에 수사를 벌였지만 초일류변호사를 거느린 돈 킹의 혐의를 밝혀내는데 실패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 AP통신은 “9회까지 호야가 최대한 5점은 앞섰는데도 3명의 심판은 무승부 또는 호야가 1,2점 앞선 것으로 채점했다”며 심판판정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결국 세계 복싱계는 승부를 떡 주무르듯이 하는 돈 킹의 위력을 다시 한번 실감한 셈.
31년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빈민촌에서 출생한 돈 킹은 고교 재학중 라이트급 복서(2승2패)로 활약했던 경기인 출신.
고교졸업 후 약속을 어겼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구를 살해해 4년간 복역했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무하마드 알리와 알게 돼 75년 돈 킹 프로모션을 설립하면서 오늘에 이르게 됐다.
한편 트리니다드와 호야의 재대결은 성사 자체에는 이견이 없지만 대전료를 놓고 난항을 겪을 전망.
돈 킹 측은 “첫 대결 때 받은 수모를 그대로 돌려주겠다”며 “이번엔 대전료로 트리니다드가 1500만달러, 호야가 850만달러를 받을 차례”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밥 애럼은 “한마디로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호야의 상품성이 여전히 트리니다드를 능가한다”고 되받고 있다.
〈장환수기자〉zangap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