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여행]‘맥주 시조’ 獨 11세기때 호프넣어 처음 제조

  • 입력 1999년 9월 29일 19시 31분


독일은 ‘맥주의 나라’. 11세기 호프를 넣은 맥주를 처음 만들었고 라거비어(저장맥주)도 13세기 최초로 만들었기에 이렇게 불릴만 하다. 그런 독일에서도 뮌헨은 맥주양조가 16세기부터 산업적으로 부흥한 곳이서 ‘맥주의 도시’라 불린다.

중세 산업화된 맥주양조장은 모두가 가톨릭수도원에 있었다. 당시 수도원에는 고급두뇌가 모여 있었고 여기서는 금기시 된 다양한 실험이 가능했다. 때문에 양조기술이 수도원에서 발달한 것은 당연한 일.

게다가 맥주는 당시 수도사의 기본식단에 포함된 식음료였고 흑맥주는 약으로 쓰였을 정도였다.

16세기까지 맥주 양조업을 독점한 수도원은 대량생산 시설을 갖추고 자급하고 남은 맥주는 내다 팔아 막대한 이익을 챙겼다.

뮌헨이 맥주의 중심지가 된 것은 수도원이 많았던 덕분. 현재 뮌헨에 있는 맥주양조장 6개의 전신은 모두 수도원 양조장이다.

독일맥주 역사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다. 바이에른을 다스린 빌헬름4세(1508∼50년 재위).

그는 뮌헨에 궁정공식양조장인 ‘호프브로이하우스’를 설치하고 1516년 ‘바이에른맥주 순수령’을 선포했다. 순수령의 요점은 ‘맥주 양조시에는 물과 호프, 몰트와 효모 외에 어떠한 재료도 넣어서는 안된다’는 것. 순수령은 지금까지 1800여개의 독일 맥주양조장에서 생산되는 4000여종 맥주에 적용되고 있다(보리 이외의 곡물로 만드는 몇몇 맥주만 제외).

이 순수령을 독일인들은 독일맥주가 세계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게 된 중요 요인으로 평가한다. 유럽연합(EC)구성시 독일이 불참을 고려했던 유일한 이유가 다른 참가국들로부터 제기된 ‘순수령 포기 권유’였다는 사실이 그런 점을 말해준다.

호프브로이하우스(뮌헨 시내 소재)는 현재 맥주바로 운영되는데 무려 70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정도의 대규모. 이곳에서는 독일명물인 하얀 소시지를 안주삼아 ‘HB’라는 로고가 인쇄된 머그로 정통 독일 맥주를 맛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1919년 나치의 전신인 독일노동자당의 첫 대집회가 열렸다. 히틀러가 가끔 연설했던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뮌헨〓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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