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용병 로마이어 호세등 기량 발군

  • 입력 1999년 9월 30일 19시 43분


홈런 10걸 가운데 6명. 타점 10걸 가운데 4명.

올시즌 프로야구 용병의 성적표다.

우즈(두산) 쿨바(현대) 등 ‘가뭄에 콩나듯’ 한두명이 두드러진 활약을 했던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외국인 선수들이 ‘몸값’을 제대로 해낸 시즌으로 기록될 만하다.

가장 ‘알짜용병’들을 뽑은 구단은 한화와 롯데.

투수력에 비해 방망이가 시원치 않았던 한화는 로마이어와 데이비스가 포스트시즌 진출의 일등공신이다.

로마이어는 타율 0.299와 105타점으로 4번 역할을 제대로 해냈다. 홈런은 무려 44개로 지난해 우즈의 기록(42개)을 넘어 외국인 선수 최다홈런.

용병 최초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한 데이비스는 8개구단 통틀어 유일한 ‘만능선수’로 꼽힌다. 공격과 수비, 주루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롯데는 메이저리그 출신 호세가 ‘보배’와 같은 존재. 대부분의 용병이 파워를 앞세우는 데 반해 호세는 정확성과 힘을 두루 갖춘 게 장점이다. 후반기부터 합류한 투수 기론 역시 선발과 중간계투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해 멤버를 그대로 고수한 두산은 공격(우즈)과 수비(캐세레스)에서 짭짤한 재미를 봐 역시 성공작.

반면 투수 비아노와 앤더슨을 영입했던 쌍방울은 대표적인 ‘실패사례’로 꼽힌다. 둘이 올시즌 거둔 승수는 고작 5승. 총액 17만8000달러(약 2억1000만원)짜리 치곤 형편없는 성적이었다.

현대와 LG 역시 성적부진을 이유로 각각 카날리와 펠릭스를 시즌중 중도하차시켰다.

인상적인 것은 용병의 활약도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우됐다는 점. 이는 그만큼 국내 프로야구가 용병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클 정도로 ‘텃밭’이 약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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