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중국戰을 보니]올림픽팀 허약한 허리 빈약한 날개

  • 입력 1999년 10월 4일 18시 38분


“29일 중국에서 열릴 홈경기에선 한국을 이길 수 있다.”

3일 열린 시드니올림픽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2조 첫 경기에서 한국에 0-1로 진 뒤 후튼 중국감독이 한 말이다.한국 올림픽대표팀이 보완해야 할 약점이 많다는 뜻이다.

앞으로 남은 3경기를 위해 가다듬어야 할 부분은 무얼까.김희태(명지대감독)조광래(안양 LG감독)장외룡(부산 대우감독대행)씨등 축구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본다.

▽세련미가 부족=이날 한국은 415번의 패스를 해 254번 성공시켰다.성공률이 61.2%로 괜찮은 편. 오른쪽에서 왼쪽으로,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볼을 넘겨 공간을 넓게 쓴 것과 원터치로 수비에서 공격으로 볼을 이어준 것도 좋았다.

그러나 역시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했다.특히 26번의 센터링중 공격수에 연결된 것은 단 8번뿐.아군을 보지 않고 ‘뻥’찬게 많다는 뜻.

또 하나 정대훈-안효연의 왼쪽 사이드,박진섭-신병호의 오른쪽 사이드간에 호흡이 맞지 않았다.패스를 해야할 땐 드리블을,드리블해야 할 땐 패스하는 등 서로 조화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티’.

▽오른쪽이 처진 날개=오른쪽 윙백 박진섭의 침체가 아쉽다.허정무감독은 박진섭의 영리한 플레이에 기대를 많이 걸었지만 일본과의 평가전 2연패에 따른 충격과 이후 열린 안양 LG와의 연습경기에서 얻은 발목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졌다.

중국전에서도 정대훈이 맡은 왼쪽에 비해 이렇다 할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또 어이없는 패스미스에 코너킥 실축까지 범해 한국은 왼쪽만 파고드는 단조로운 플레이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허리가 없는 한국=김도균 김남일 이관우가 포진한 중앙 허리는 볼 배급이 원활치 않아 포워드들이 볼을 받으러 미드필드까지 내려온다.그러다 보니 포워드의 체력 소진이 많아 갈수록 상대 공격에 휘말린다.

허정무감독이 중국과 바레인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해 ‘전략’은 잘 짰지만 이제 선수들이 이를 실천에 잘 옮길 수 있도록 ‘전술’에 신경써야 할 때인 것 같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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