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구연의 야구읽기]'그들-우리들만의 리그'

  • 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페넌트레이스 막판의 프로야구는 ‘그들만의 리그’와 ‘우리들만의 리그’로 더이상 팬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야구계의 심각성은 앞으로도 이런 비아냥을 받는 분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데 있다.

‘그들만의 리그’란 재정난으로 선수를 팔았거나 제대로 스카우트를 하지 못한 해태와 쌍방울이 벌이는 경기.

‘우리들만의 리그’는 새로운 팀 창단유도에 필수적인 도시연고제를 구단들이 또다시 보류시켜 새 구단의 진입을 막으려는 것을 말한다.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속에서 양대리그제도가 이상적으로 흘러갈지 의문이다.

따라서 팬의 갈증을 해소시킬 수 있도록 달라져야만 최고인기종목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와 역사 환경 규모 등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메이저리그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포스트시즌에 다저스가 탈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박찬호가 휴스턴전에서 전력투구로 호투했고 밀워키와 피츠버그 등 하위팀이 선두그룹과 접전을 벌여 마지막 경기에서도 승부를 가리지 못해 와일드카드 결정전 끝에 뉴욕 메츠가 진출권을 따냈다.

우리의 구단,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가 이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 것인가를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재고해봐야 할 때다.

요즘처럼 종반에 연승, 연패가 이어지는 현상이 되풀이되고 8개 구단이 우리끼리만 야구를 하겠다는 구단 이기주의가 지속되는한 비전이란 있을 수 없다.

이제 열린 마음과 제도적 변화를 시도해야 할 시점이다. 팬의 눈도 높아져 있고 신선한 것을 원하고 있다. 구단들은 우승에만 혈안이 돼 있지만….

허구연(야구해설가) kseven@nur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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