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볼카운트는 주자가 있을 경우 다음 투구가 매우 중요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다음 투구가 볼이 돼 2스트라이크 3볼이 되면 타자는 스트라이크만 치면 되고 주자는 투수의 와인드업과 함께 무조건 달리는 런 앤드 히트 작전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17일 사직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은 롯데 호세의 9회말 극적인 끝내기 홈런은 국내 최고의 소방수로 불리는 삼성 임창용의 ‘투―투 피치’에서 뽑아낸 것이어서 이 볼카운트가 투수에게 주는 중압감을 다시 한번 일깨워줬다.
삼성엔 탄식을, 롯데와 한국시리즈에 선착한 한화엔 환호를 불러일으킨 포스트시즌 첫 끝내기 역전홈런은 임창용의 실투라기보다는 호세가 잘친 것이었다. 메이저리거 올스타 출신의 호세는 임창용이 바깥쪽으로 계속 던지다 ‘투―투 피치’에선 몸쪽 속구로 승부를 걸어올 것이란 것을 예측했음이 분명하다.
오늘 벌어질 플레이오프 6차전은 일단 박석진을 선발로 낸 롯데가 약간 우세하리라 전망된다. 그러나 그가 좁은 대구구장과 하루 앞당긴 등판을 극복할 수 있을지, 또 이틀 동안 무려 102개의 공을 던진 임창용이 다시 등판할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어느 팀이 승리하든 타격전이 예상된다. 그래서 6차전은 더욱 홈런과 ‘투―투 피치’가 관심을 끄는 경기가 될 것이다.
허구연(야구해설가) kseven@nur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