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수들은 ‘A급’ 투수가 마운드에 있을 때와 ‘B급’ 투수가 등판했을 때의 마음가짐에 차이가 난다.
만약 약한 중간계투나 패전처리용 투수가 던진다면 ‘아, 오늘도 이 게임 힘들겠구나’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그려지게 마련.
반면 팀내 에이스가 마운드에 서 있다면 투수를 믿고 경기를 할 수 있고 리드를 당하더라도 언제든지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신이 선다.
포스트시즌에서 롯데의 에이스는 바로 사이드암스로 박석진(27). 그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4경기에 등판했을 때 롯데는 3승을 거뒀다.
그것도 팀이 궁지에 몰려있을 때마다 박석진의 호투가 이어졌다. 삼성에 2연패한 뒤 첫 승을 따냈고 2승3패로 절박한 상황에서도 완벽한 피칭으로 대역전극의 발판을 놨다.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이 박석진이었고 롯데는 또 이겼다.
박석진은 7회 동점을 내주긴 했지만 6이닝 동안 4안타 2실점으로 마운드를 굳게 지켰고 그를 신뢰했던 야수들은 승리를 예감했다.
응집력 높은 한화타선이 포스트시즌에서 5회 이전에 점수를 얻지 못한 것은 7게임만에 처음.
‘저 투수가 등판하면 이긴다’는 자신감은 3차전 롯데 승리의 밑바탕이었다. 에이스는 그래서 필요하다.
〈대전〓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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