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칼럼]오학렬/갤러리 여러분 매너 지킵시다

  • 입력 1999년 10월 26일 19시 07분


프로골프대회의 ‘주인’은 갤러리가 아닐까. 하지만 24일 벌어진 바이코리아여자오픈에 모여든 갤러리를 지켜본 필자는 안타깝기만 했다.

부모를 찾는 아이들의 외침과 시도때도없이 울려대는 휴대전화소리….

물론 선수들은 갤러리가 없는 대회에서는 흥이 나지 않는다. 하지만 갤러리도 한타 한타에 신경이 예민한 선수들을 위해 주인답게 최소한의 매너는 갖춰야 한다.

갤러리수준은 그 나라 골프수준의 척도라고 볼 때 박세리와 김미현같은 세계적인 선수가 나온 것은 ‘기적’이 아닐까. 특히 갤러리가 일부 특정선수에 대해서만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김미현의 퍼팅이 끝나면 일부 갤러리들은 좀더 좋은 관전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바로 다음 홀 티그라운드로 우르르 몰려갔다. 동반 플레이어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었다.

그것이 김미현선수에 대한 진심어린 응원인지 골프팬은 되새겨 봐야 할 것 같다.

올 라이더컵대회에서 미국이 우승하고도 유럽언론의 비난을 받았던 사실을 보더라도 갤러리의 관전태도가 중요하다는 점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몇년전 국내에서 열렸던 한 남자골프대회에서 발생한 ‘애국적 응원’은 골프계에서는 잘 알려진 사실.

외국선수와 우승을 다투던 한국선수가 친 볼이 페어웨이를 벗어나 치기 곤란한 위치에 떨어지자 한 갤러리가 발로 건드려좋은위치로옮겨놓은것.

골프는 선수 스스로가 심판관이 되는 독특한 스포츠다. 골프에서 ‘양심과 매너’가 실종된다면 스포츠로 불리기는 힘들지 않을까.

오학렬(골프해설가)kung@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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