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여행기 '문명의 뒤안…'낸 연호택 관동대교수

  • 입력 1999년 10월 27일 18시 41분


언제 보아도 늘 떠날 채비가 되어 있는 이. 덥수룩하게 기른 장발과 다듬지 않은 코밑 턱밑의 거친 수염에서 노련한 여행가의 풍모가 느껴진다.

대학 강의중 틈틈이 지구촌 오지 구석구석을 여행하며 소수민족의 독특한 삶을 취재해 동아일보를 비롯한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해온 여행작가 연호택교수(45·강릉시 관동대 영어과). 그가 쓴 현장감 넘치는글이 최근책으로 엮여나왔다. 제목은 “문명의 뒤안, 오지의 사람들”. 동아일보에 연재(97년 4월∼98년 1월)됐던 여행답사기 제목과 같다.

이 책은 ‘힌두쿠시에서 메콩강까지’라는 부제처럼 중앙아시아의 파미르고원 남쪽 아래로 인도차이나반도까지 각국의 대표적인 소수민족을 주로 소개한다. 수로왕비의 고향으로 추정되는 인도 아요디야로 가는 길목의 럭나우, 여자가 서서 오줌을 누는 베트남의 커므족, 목을 길게 늘어뜨리는 미얀마의 빠동족 등등. 파키스탄 인도 스리랑카 네팔 인도네시아 중국 캄보디아 태국 곳곳의 오지마을과 소수종족의 다채로운 삶이 짧고 간결한 문장, 희귀한 사진(컬러)과 함께 종횡무진 등장한다. 차(茶)와 언어에 관한 박학한 지식도 글속 곳곳에 녹아 있다.

“오지의 사람과 만남을 통해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를 발견해 기뻤다”는 게 그의 말. 그래서 오지에서는 언제나 ‘갑부였다’고 한다. 우리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은 마음의 부자가 된다. 연락처 kyorim@netsgo.com 성하출판. 1만원.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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