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커룸]매서운 '토종' 투지에 울어버린 '용병'

  • 입력 1999년 11월 9일 23시 15분


“SBS가 쉽게 이기지 않겠어.”

9일 안양 대림대체육관에서 열린 SBS스타즈―LG세이커스전. 경기 전 삼삼오오 모인 농구인들은 SBS의 손쉬운 승리를 점쳤다.

LG의 용병 버나드 블런트가 이번 시즌 개막을 며칠 앞두고 미국으로 도망을 가버려 큰 구멍이 났기 때문.

그러나 막상 경기의 뚜껑이 열리자 상황은 딴판. 1쿼터에서는 아예 브룩스를 빼고 양희승 박규현 오성식 등 순수 토종들로만 ‘베스트 5’을 내보낸 LG가 앞서나가자 SBS 코칭스태프는 당황하기 시작했다.

3쿼터까지 계속 LG에 끌려가자 SBS 코칭스태프는 4쿼터들어서는 아예 클리프 리드를 빼고 윤영필을 내보냈고 국내선수들의 활약으로 66―66까지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LG 골잡이 양희승에게 연속슛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었다.

“용병들이 웃으며 왔다가 울며 간다”는 한국프로농구의 매서운 맛이 드러난 한판이었다.

〈안양〓권순일기자〉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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