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5학년때 무작정 야구를 시작한 후 8년동안 남자선수 틈에서 악착같이 ‘나홀로 야구’에 매달려왔던 ‘야구소녀’. 그러나 이제 그렇게 좋아하던 야구를 그만둬야 할 위기를 맞고 있다. 팀이 전국대회 4강에 들어 대학 특별전형 요건은 갖췄지만 오라는 대학팀은 한 곳도 없다.
여자라는 이유 때문일까. 프로야구단에서는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모구단은 노골적으로 그가 연습생으로 지원하는 것조차 막기도 했다.
안향미는 “선수로 뛸 수 없다면 볼을 줍는 일이라도 하겠다”며 눈물을 글썽인다.
아버지 안화상씨(45)도 그동안 딸을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지쳤다.
이때 PC통신 하이텔 해태타이거스의 팬클럽 회장을 지낸 홍주언씨(25) 등이 발벗고 나섰다. 그들은 PC통신을 통해 ‘안향미 살리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국내 첫 여성야구선수를 지키기 위한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