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 졸업반으로 내년도 프로 신인 최대어로 꼽히는 그가 돌연 신인 드래프트 신청에 불응했다.
이유는 상무에 입대, 하루빨리 군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는 것.
그의 ‘벤치마킹’ 모델은 대학 선배인 전 국가대표 최성용. 97년 졸업과 동시에 상무에 입대한 최성용은 올해초 일본프로축구 J리그 빗셀 고베에 연봉 5000만엔(약 5억원)을 받고 입단했다.
따라서 박진섭도 해외진출의 꿈을 빨리 이루기 위해 상무를 택한 것.
그는 국내 프로팀에 입단할 경우 아무래도 해외진출에 ‘족쇄’가 될 수밖에 없어 아예 ‘1차 걸림돌’을 제거한 것이다.
“지금 당장 프로에 몸담으면 실력으로 선배들을 이길 수가 없다”는 그는 “상무에서 좀 더 연습한 뒤 ‘이제 됐다’고 제가 생각할 때 다시 한번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박진섭은 1년전부터 상무 입대를 주변 사람들과 상의해왔다. 아무리 기량이 뛰어나도 자신이 가고 싶은 프로팀을 스스로 고를 수도 없고 신인연봉도 1800만원으로 제한돼 있는 것이 싫었기 때문.
또 상무입대는 ‘프로 드래프트를 거부하고 실업팀에 입단할 경우 3년간 드래프트 참가를 금지한다’는 현행 프로연맹의 규정에도 해당되지 않아 제대후 프로팀 입단이 가능한 것도 ‘입맛’에 맞았다.
그는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목표를 달성한 지금이 가슴에 담고 있던 뜻을 밝힐 적기라고 생각한 것.
대표팀 허정무감독과 먼저 상의하겠다는 그는 “빠르면 다음달 상무에 들어간 뒤 실력을 더욱 쌓겠다”며 “2002년 월드컵까지 국가대표팀에서 뛰며 국제경기에서 능력을 인정받은 뒤 해외에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