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월드컵남자]이호-방신봉, 수비-블로킹부문 1위

  • 입력 1999년 12월 3일 19시 15분


‘시드니행 티켓이 보인다.’

2일 막을 내린 99월드컵남자배구는 이달말 아시아지역 올림픽예선을 앞둔 한국에 ‘희망’을 안겨준 대회. 한국은 6승5패의 성적으로 비록 7위에 머물렀지만 라이벌 일본과 중국을 완파한데다 강호 러시아와 미국을 꺾어 세계 정상급 팀들과 상대해도 호락호락한 전력이 아님을 입증했다.

대표팀에서 가장 좋은 개인 성적을 낸 선수는 리베로 이호(상무). 이호는 수비와 리시브 부문에서 각각 1위에 올라 ‘세계 최고 리베로’로서의 진면목을 재확인했다.

이호는 발빠른 수비로 세트당 2.77개의 스파이크를 걷어냈고, 88.2%의 놀라운 리시브 성공률을 보였다. 특히 이번 대회 우승팀 러시아와의 경기에서는 고비마다 환상적인 수비 솜씨를 선보여 3―2역전승의 주역이 됐다.당연히 당일 경기의 최우수선수(MIP)에 선정됐다.

이호 외에도 ‘거미손’ 방신봉(현대자동차)이 세트당 0.90개의 블로킹을 잡아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블로킹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방신봉의 ‘도약’은 종종 한국팀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센터 포지션이 강화됐음을 증명하는 것.

여기에 신예 이경수(한양대)의 맹활약은 올림픽 예선전의 전망을 더욱 밝게 했다. 장신(2m)임에도 공, 수 기량을 고루 갖춘 이경수는 한국 선수 중 가장 높은 스파이크 성공률(55.91%)을 기록해 신진식, 김세진(이상 삼성화재)의 ‘쌍포’에 의존하던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경수는 리시브 부문에서도 한국 선수 중 두번째인 4위에 올라 안정된 수비력을 과시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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