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는 지난달 사마란치 IOC위원장을 비롯한 국제스포츠지도자로 구성된 밀레니엄 선정위원회로부터 20세기 최고의 격투기 스타로 뽑혔다. 복싱전문지 ‘링’은 20세기 최고의 복서로 그를 지목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알리는 8일 분쟁국인 아프리카 브룬디의 평화회담 중재를 위해 로마를 방문하던 중 이탈리아올림픽위원회로부터 39년 전 분실했던 로마올림픽 금메달의 ‘모조 금메달’을 선물받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평소 ‘로마올림픽 우승을 생애 가장 위대한 일’이라고 꼽았던 그로선 파란만장했던 그의 인생에 마침내 ‘화룡점정’을 찍을 수 있었던 것.
84년 42세의 나이에 파킨슨병을 앓게 된 알리는 말도 어눌하고 팔조차 가누기 힘들다. 그러나 그는 그런 몸을 이끌고도 96애틀랜타올림픽 성화 점화자로 나서 세인의 눈시울을 붉히게 했다.
또 ‘떠벌이 알리’라는 별명이 무색할 정도로 ‘복싱대사’로 세계를 누비며 금세기 마지막 화두인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알리는 미국에서도 인종차별이 가장 심하다는 켄터키주의 흑인 시골뜨기로 태어난 불우했던 어린 시절, 베트남전 징병과 지명방어전 기피로 인한 복서자격 박탈, 수차례의 이혼으로 인한 가정불화 등 수많은 불행을 겪어 왔다.
60년 로마올림픽 복싱 라이트헤비급에 출전, 18세의 나이에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64년 헤비급 통합챔피언에 오른 뒤 81년 은퇴하기까지 20여년간 세계 복싱계를 군림한 것은 그의 불행에 비하면 짧은 기간이었다.
62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가장 위대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두배로 위대하다”고 말했던 알리의 ‘자신만만한’ 목소리가 다시 들리는 듯하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