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현은 12일 인천전문대체육관에서 벌어진 99천하장사 결정전 결승전에서 ‘동갑내기 라이벌’ 이태현(현대중공업)을 3―1로 누르고 우승, 지난해에 이어 천하장사 2연패를 달성했다.
김영현은 우승상금 3000만원을 받아 올 상금왕에도 오르며 상금왕 타이틀 역시 2연패했다.
지난해까지만해도 김영현의 ‘전매 특허’는 2m17의 큰 키를 이용한 밀어치기.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밀어치기뿐만 아니라 덧걸이와 잡채기 등 그동안 좀처럼 쓰지 않던 다양한 기술을 선보이며 올 하반기를 연승으로 장식, 내년 시즌 ‘독무대’를 예고했다.
예상된 선수끼리의 결승전 격돌이었다. 하지만 두 선수의 결승 행보는 쉽지 않았다. 1번 시드를 받은 김영현은 준결승에서 황규연(삼익캐피탈)과 접전끝에 2―1로 어렵게 제압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또 2번 시드인 ‘모래판의 지존’ 이태현도 팀 선배인 신봉민과 힘겨운 4강전을 치러야했다.
결승전 첫판은 무승부. 신경전을 벌이던 김영현과 이태현은 제한시간을 넘긴채 두번째 판에 들어갔다.
이태현이 들배지기에 이은 빗장걸이를 성공시켜 기선을 제압하는 듯 했다.
그러나 김영현의 반격은 세번째판부터 시작됐다. 밀어치기가 최대무기인 김영현이 의외로 ‘드는 씨름’을 펼쳐 이태현의 의표를 찌른 것. 김영현은 셋째판을 들배지기로 따낸 뒤 네번째 판에서도 이태현을 번쩍 들어올린 뒤 왼덧걸이로 마무리해 2―1로 앞서나갔다.
마지막 다섯번째 판. 심판의 시작 신호와 함께 김영현이 전광석화와도 같은 기습적인 잡채기로 이태현을 뉘었다. 김영현은 포효했고 2년 연속 천하장사 결승에서 김영현에 무릎을 꿇은 이태현은 얼굴을 감싸쥔 채 한동안 모래판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인천〓주성원기자〉swon@donga.com
▽최종순위〓①김영현 ②이태현 ③황규연 ④신봉민(현대) ⑤염원준(태백) ⑥윤석찬(현대) ⑦김경수(LG) ⑧박광덕(L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