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부대’를 거의 석권하다시피할 정도로 국내에선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한국 남자농구. 그러나 세계무대에선 설 자리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96년 애틀랜타올림픽에서 ‘음주농구’로 물의를 일으키며 참가 12개국중 맨꼴찌. 아시아권에서도 중국에 왕좌를 내준 지 오래다. 과연 명예회복의 길은 없을까. 23, 24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통일농구 2차대회를 계기로 사상 최초의 남북농구 단일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남북농구 드림팀’이 구성된다면 그 전력은 어느 정도일까.또 ‘베스트5’는 누가 차지할까.
박인규 스포츠TV 해설위원은 “2m35의 세계 최장신 이명훈이 센터에 자리잡고 서장훈이 파워포워드를 맡으면 이들 더블 포스트의 파괴력은 세계 최고수준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센터인 서장훈(SK)이 파워포워드로 내려오면 세기가 필요한 스몰 포워드는 전희철(동양)이 제격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 돌파력과 어시스트 능력을 겸비한 현주엽(SK)은 양쪽을 오가는 교체멤버로 투입된다.
가드진에는 ‘북한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리는 박천종(우뢰)이 슈팅 가드, 이상민(현대)이 포인트 가드를 각각 맡는다.
박천종은 포지션이 스몰 포워드지만 1m86의 비교적 단신이어서 조던과 같은 슈팅가드가 제격이라는 평가. 33세 베테랑 강동희(기아)는 이상민의 교체멤버로 활약한다. 통일농구 사령탑인 신선우 감독은 “드림팀이 구성되면 아시아 정상은 물론 올림픽 무대에서도 8강이 겨루는 본선에 거뜬히 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
▼여자팀▼
여자 드림팀은 아시아선수권대회(ABC) 2연패를 달성한 한국의 스타가 주축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
김동욱 여자프로농구연맹 경기위원장은 “북한은 99시즈오카 아시아선수권대회 2부리그에서 우승은 했지만 기량은 물론 신장이 작아 한국과는 아무래도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선수 중 남북단일팀 ‘베스트 5’에 기용될 수 있는 선수로 단연 ‘만능슈터’ 이명화(27·1m72)를 꼽는다. 올라운드 플레이어로 단신이지만 9월 평양에서 열린 통일농구대회에서 팀 득점의 절반에 가까운 41점을 혼자 넣었다. 드림팀의 슈팅가드로 제격이라는 것.
5월 ABC대회 홍콩전에서 3점슛 6개를 성공시킨 계은경(26·1m72)도 슛감각이 좋지만 단신인 것이 걸림돌.
포인트가드엔 ABC 최우수선수 전주원(27·1m76·현대)이 1순위.
슛감각이 좋고 리바운드 가세도 할 수 있는 유영주(28·1m78·삼성)가 스몰포워드를 맡고 정선민(25·1m86·신세계)이 파워포워드 및 센터를 겸해 센터 정은순(28·1m85·삼성)과 더블포스트를 이루면 최강의 전력을 이룰 것이라는 것.
정태균 삼성생명 감독은 “여기에 기량이 베일에 싸인 북한 최장신 이경숙(31·2m2)이 가세하면 드림팀이 세계 무대도 넘볼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