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통일농구단 서울 체류 이틀째인 23일. 북한선수단을 맞는 국민들 분위기가 의외로 차분하다. 또한 서울에 온 북한 선수들도 비교적 덤덤하다. 이것은 90년 분단이후 첫 체육교류였던 남북축구대회의 다소 흥분했던 것과는 좋은 대조를 보이는 것.
당시 국민은 북한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에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선수단이 가는 곳마다 시민들이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번엔 약간 심드렁한 반응. 비행기트랙이 낮아 허리를 구부리고 나온 이명훈에 대해서만 “정말 크긴 크구나”는 관심을 보일 정도다. 이것조차 이명훈의 ‘큰 키’에 대한 신기함의 표현일 뿐이다. 호텔투숙객들도 북한선수단과 마주치면 잠깐 눈길을 한번 줄 정도.
90년대회를 취재했던 한 언론계 인사는 “당시 축구대회는 남북해빙을 상징하는 것으로써 국민들의 관심이 뜨거웠지만 이번대회는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순수한 스포츠 행사로 보기때문에 분위기에 차이가 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선수단의 우리 언론을 대하는 태도도 크게 변했다. 9년전에는 북측 고위인사는 물론 선수단과 기자까지 남측 관계자와 취재진에게 스스럼없이 대해 그 과정에서 많은 뉴스가 양산됐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 북측은 공식적인 일정 외에는 될 수 있으면 우리측 사람들과 접촉을 피하려는 모습이 역력하다. 공식행사가 끝나면 모두 방에만 있고 개인행동을 하지 않는다. 이번 일정엔 관광이나 쇼핑도 없다.
〈이병기기자〉watchdo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