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농구대회 장내 아나운서를 맡은 염철호씨(64)는 남다른 감회에 빠졌다.
그는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나 다섯살때 부모님 손을 잡고 월남한 실향민. 북한 ‘우뢰’팀의 박경남과 박인철 등과 동향이다.
염씨는 프로농구 공식아나운서로 ‘코트의 재담꾼’이라고 불리는 인기인. 그의 경기 중간 중간에 던지는 재담에 관중은 곧잘 배꼽을 잡고 웃는다.
그는 청소년국가대표 포워드 출신. 중앙대를 거쳐 교편생활을 하다 한국신탁은행 전매청 신용보증기금의 감독을 지낸 정통파 농구인이다. ‘입심’이 좋아 83년부터 농구대잔치 아나운서를 맡게 된 것이 인연이 돼 프로농구가 출범하자 마자 아예 이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82년부터 틈이 날 때마다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대전지역의 초중고 농구팀을 무료로 지도 하고 있다. 염씨는 “어서 통일이 돼서 내가 태어난 곳의 어린 선수들에게 농구를 가르쳐 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소박한 꿈을 말했다.
〈전 창기자〉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