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잠실실내체육관을 찾은 관중은 ‘통일농구’보다 ‘평양교예단’의 묘기를 더 기다렸다.
그 기대를 알았기 때문일까. 평양교예단은 여자부 경기가 끝난 뒤 15분간 ‘널뛰기’ ‘밧줄타기’ 등 아찔한 묘기로 관중의 아낌없는 박수를 받았다.
그 중에서도 여배우의 활약은 단연 압권. 널뛰기에서 최선화는 4∼5m를 뛰어오른 뒤 세바퀴 공중돌기를 성공시켰고 전순애는 밧줄타기에서 아슬아슬한 장면을 연출해 관중의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그러나 평양교예단이 자랑하는 ‘줄 위에서 자전거타기’‘공중 3단 그네타기’ 등은 무대 설치가 어려워 실연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평양교예단은 52년 ‘국립교예단’으로 출발한 세계적 수준의 북한 서커스단. 300여명의 ‘교예배우’와 기술 요원까지 합해 총 700명이 넘는 매머드교예단이다.
특히 ‘요술배우 김택성’은 북한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이번엔 오지 않았다.
평양교예단의 또 다른 특기는 ‘팔칠’ ‘구월’ ‘육일’이라는 세마리 애완견의 곡예. 이들 강아지는 87년 김일성주석이 직접 ‘하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평양교예단은 북한 최고 훈장인 ‘김일성 훈장’과 ‘국기훈장 제1급’을 받았다.
〈김호성·이승헌기자〉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