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표단 서울방문 결산]농구만 하고 가 아쉬움 많아

  • 입력 1999년 12월 26일 21시 08분


북한 농구대표단의 서울방문은 남북교류를 ‘쌍방교류’로 전환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작지 않다. 이는 우선 남북교류는 오랫동안 남쪽의 ‘북행’만 있었을 뿐, 북쪽의 ‘남행’은 없었기 때문이다. 이번 농구대회는 91년 통일축구경기 이래 8년만에 서울에서 열린 남북간 스포츠경기였다.

정부측 관계자들은 이번 농구대회가 비교적 순조롭게 끝남으로써 북측이 지난날 서울방문이나 남측 인사들과의 접촉에서 느꼈던 부담감을 크게 덜었을 것으로 본다. 그리고 이런 부담감 해소는 앞으로 스포츠는 물론 다른 분야에서도 ‘쌍방교류’를 촉진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그러나 남은 과제도 만만치 않다. 남북이 정경분리 원칙을 지킴으로써 스포츠교류를 성사시키기는 했지만 이런 교류가 책임있는 당국자 간 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협-문화교류 확산 기대▼

북한은 이번 농구대회를 철저히 ‘민간교류’로 국한시켰고, 남측도 이를 존중해 아예 대화시도를 하지 않았다. 통일부 양영식(梁榮植)차관과 북한팀 단장인 아태평화위원회 송호경부위원장은 대회기간 중 공식석상에서 두 차례 만났지만 인사말 한번 변변히 교환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들은 두 사람 간 접촉 가능성에 대해 “민간행사인데 정부가 왜 나서냐”고 반문할 정도였다.

정부는 앞으로도 ‘햇볕정책’과 이에 따른 정경분리 원칙을 유지해 나갈 방침이어서 남북간 경협이나 문화교류는 더 빈번해질 것 같다.

그러나 과제는 이같은 남북교류를 ‘적절한 시점에’ ‘무리없이’ 당국자간 대화로 발전시켜 최우선적 숙원인 이산가족들의 생사확인을 이뤄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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