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29일 중국 상하이 후아동체육관에서 벌어진 시드니 올림픽 아시아 지역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홈팀 중국을 3-0(25-23,25-21,25-22)으로 완파, 3전승으로 우승팀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따냈다.
이날 경기에 임하는 양팀의 자세는 사뭇 대조적이었다. 첫날 일본에 덜미를 잡혀 꼭 승리를 거둬야하는 중국에 비해 한국은 전날까지 2연승을 기록해 중국전에서 패하더라도 2세트만 따내면 세트 득실을 따져 우승이 확정되는 느긋한 입장. 바로 이 ‘여유’의 차이에서 승패가 갈렸다.
한국은 1세트부터 김세진과 신진식의 ‘쌍포’를 앞세워 초반부터 2,3점차의 리드를 잃지 않았다. 한국은 23-21에서 후인정의 속공으로 24-21을 만들어 쉽게 세트를 따내는 듯 했으나 중국이 내리 2득점을 더해 24-23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하지만 후인정의 속공이 다시 성공해 한국의 1세트 승리.
2세트는 한국의 기세에 눌린 중국이 스스로 내준 꼴이 됐다. 13-12로 한 점 앞선 상황에서 중국은 서브 미스와 스파이크 아웃을 잇달아 범해 15-12가 됐고, 김세진의 블로킹에 이어 신진식의 공격과 블로킹이 잇달아 성공해 점수를 순식간에 18-12까지 벌였다. 중국은 24-19에서 2점을 연속으로 따내 마지막 추격을 시도했지만, 신진식이 블로킹으로 마지막 득점을 올려 올림픽 본선행을 확정지었다.
이날 한국팀 ‘재간둥이 세터’최태웅(삼성화재)은 연륜에 걸맞지 않은 과감하면서도 안정된 볼배급으로 공격수들에게 날개를 달아 줬다.
한편 이호(상무)는 이날도 불꽃같은 투지로 중국의 강타를 걷어올리며 ‘월드리베로’의 명성을 다시 한번 떨쳤다.
신치용 한국대표팀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마치 시드니올림픽을 대비한듯 전날까지 두 경기에서 기용하지 않았던 ‘왼손거포’장병철(삼성화재)을 3세트 중반이후 기용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장병철은 중국이 22-19까지 따라붙은 상황에서 대포알서브로 서브포인트를 따내며 중국의 막판 기세를 눌렀다.
한국은 경기의 의미를 잃어버린 중국을 상대로 3세트도 25-22로 쉽게 따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상하이=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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