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볼은 샤샤의 머리가 아닌 내뻗은 왼팔에 맞았고 중국인주심은 ‘골든골’을 선언했다.
10월31일 수원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프로축구 99바이코리아컵 K리그 수원 삼성과 부산 대우의 챔피언결정 2차전은 샤샤의 ‘신의 손’ 논란 속에 빛이 바랬다.
샤샤는 이 사건으로 올 프로축구에서 가장 불운한 선수로 기록됐다. 시즌 통산 23골 4도움, 정규리그에서만 18골 3도움의 화려한 성적을 올렸지만 ‘도덕성 논란’ 속에 최우수선수(MVP)의 영광을 부산의 안정환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팀이 입은 손해도 막심했다. 수원은 정규리그 2연패와 시즌 전관왕을 달성하고도 그럴싸한 축하연 한 번 할 수 없었다. 모기업인 삼성전자도 예년과 달리 우승기념 판촉행사는 꿈도 꿀 수 없었다.
이 가운데 샤샤는 일본 세레소 오사카에서 복귀한 황선홍 대신 트레이드설이 나돌기도 해 이래저래 입지마저 불안하게 됐다.
최고의 성적을 기록하고도 싸늘한 겨울을 맞고 있는 샤샤. 그의 불운은 언제 끝날까.
프로야구에선 스무두살의 촉망받는 젊은 투수가 활짝 피어보지 못한 채 하늘나라로 떠나는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다.
데뷔 첫해인 96년 9승을 거뒀고 97년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완투승을 따내 해태의 ‘V9’을 이끌었던 김상진은 위암말기 진단을 받고 1년여의 투병 끝에 6월10일 강남성모병원에서 운명을 달리 했다.
삼성 외야수 강동우의 사정도 안타깝다. 지난해 3할타율을 올리며 신인왕에 도전했던 그는 10월16일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수비 중 왼쪽 무릎을 다쳐 올시즌 내내 1경기도 뛰지 못하고 재활치료만 받았다.
그는 부상 때문에 지난해 12월 아시아경기대회에 출전치 못해 병역면제 혜택을 받지 못하는 비운도 맛봐야 했다.
신세대의 우상이었던 LG 1루수 서용빈은 3월17일 병역법 위반으로 하루아침에 포승줄을 차는 신세로 전락했다.
징역 2년이 구형돼 내년 선고공판을 기다리고 있는 그는 11월12일 임신 중인 탤런트 약혼녀 유혜정씨와 ‘눈물의 결혼식’을 올려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레슬링에선 그레코로만형 48㎏급에서 올림픽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대회를 석권했던 심권호가 올해 치러진 각종 대표 선발전에서 후배 하태연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은퇴 위기에 몰렸다.
54㎏급으로 체급조정의 힘겨운 벽을 넘어야 했던 그는 결국 끈질기게 추격해온 ‘신세대 호랑이’앞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배극인·김상수기자〉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