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SK가 프로야구단 쌍방울 인수 의사를 밝힌 데 이어 7일 주택은행이 프로축구단 부산 대우의 유력한 인수기업으로 떠오른 것.
모기업의 부도로 법정관리를 받고 있는 두 프로구단의 매각이 잇달아 성사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데는 감독관청인 문화관광부의 역할이 절대적이었다는 평가다.
박지원 문화관광부장관은 6일 쌍방울 인수기업이 해를 넘겨서도 나타나지 않자 SK 손길승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프로야구 참여를 요청했고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과 김정태 주택은행장과의 물밑 협의를 통해 부산 대우축구단의 매각을 주도했다는 후문이다.
체육계에선 군팀 상무의 해체를 막고 태릉빙상장 건립지연 문제를 해결하는 등 굵직한 현안을 시원하게 처리한 ‘실세장관’의 치적에 대해선 높이 평가하면서도 문화부의 ‘단독플레이’에는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쌍방울과 대우의 매각문제는 매매 당사자간이 아닌 정부의 지나친 개입에 의한 ‘관주도’로 이뤄져 시장경제 원리가 철저하게 무시됐다는 것이다.
SK는 5일까지만 해도 연고지 이전과 과다한 예산지출을 들어 사실상 인수를 포기한 단계였지만 문화부로부터 연고지 수원 이전과 매각대금 인하 등에 대한 양해를 받고 인수를 떠맡은 입장. 또 주택은행은 채권의 일부를 상계하는 방식으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있다는 것.
여기에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축구연맹은 물론 매매 당사자인 쌍방울과 대우 채권단이 협의과정에 전혀 참여하지 않은 것도 시빗거리.
KBO와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은 문화부로부터 사후 실무협상 지시만 받았다. 실무과정을 무시한 이런 ‘깜짝 발표’는 벌써부터 여러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쌍방울 채권단은 SK가 쌍방울의 법정퇴출후 신생팀 창단을 원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7일 매각에 관한 전권을 KBO에 일임하려던 방침을 바꿔 직접 협상테이블에 앉겠다고 밝혔다.
한빛은행을 비롯한 대우 채권단도 “특정 채권 은행이 헐값에 대우를 인수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또 구매자측도 혼란스러워하기는 마찬가지. SK 간부들 사이에는 쌍방울 인수에 부정적인 견해가 팽배한 실정이다.
〈장환수기자〉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