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계속된 2000여자프로농구 겨울리그.
현대건설 레드폭스가 최강 삼성생명 페라이온과의 1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86-77로 승리하는 대이변을 연출하며 2라운드 돌풍을 예고했다.
이로써 현대건설은 2패 후 2승을 거두며 5할 승률을 맞췄고 삼성생명은 99여름리그부터 이어온 남녀프로농구 통틀어 최다연승기록(12연승) 행진을 마감하며 3승1패가 됐다.
이날 경기는 ‘스포츠의 세계에는 역시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증명한 한판.
이변의 숨은 주역은 여자프로농구 최장신 센터인 현대건설 3년차 강지숙(1m98)이었다.
키는 크지만 스피드와 몸싸움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던 ‘후보 센터’ 강지숙은 이날 모처럼 4쿼터를 모두 소화해내며 ‘팀 전력의 절반이상’이라는 삼성생명 센터 정은순(1m85)을 상대로 ‘그림자 수비’를 펼쳤다.
강지숙은 2쿼터에서 정은순(24득점 10리바운드)을 4점으로, 3쿼터에선 2점으로 꽁꽁 묶었고 자신은 10득점과 9리바운드를 따내 대형 센터로서 성장 가능성을 유감없이 선보였다.
공격에선 ‘컴퓨터 가드’ 전주원과 3점슈터 김영옥이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전주원은 76-70으로 위협당한 4쿼터 중반 연속 6득점을 올려 추격권에서 벗어나는 등 24득점 5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코트를 누볐다.
전주원은 특히 78-72 상황에서 공격제한 시간인 24초 버저가 울리는 것과 동시에 3점슛을 성공시킨데 이어 전면 강압수비에 들어간 삼성생명의 이중수비가 들어올 때면 상대 다리를 맞춰 아웃시키는 등 팀의 맏언니다운 노련한 경기운영을 선보였다.
김영옥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27득점을 올려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 선수가 됐다.
한편 전주원은 이날 어시스트로 사상 처음으로 통산 어시스트 200개(205개)를 넘어섰고 정은순은 비록 팀은 졌지만 첫 800득점(814득점) 고지에 올랐다.
이어 열린 경기에선 99겨울리그 우승팀 신세계 쿨캣이 접전 끝에 한빛은행 한새에 55-53으로 역전승해 3승1패로 삼성생명과 함께 공동선두에 나섰다.
<장환수기자> zangpab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