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보, 삼성에 극적인 재역전승

  • 입력 2000년 1월 23일 20시 14분


‘농구9단’ 허재(35·삼보 엑써스)의 눈부신 부상투혼이 올시즌 프로농구 최고의 역전드라마를 연출하며 3연패에 빠진 팀을 건져냈다.

23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4위 삼보와 3위 삼성 썬더스의 상위권 라이벌전. 종료 1분30초전 삼성 센터 싱글튼의 연속 5득점으로 75-78로 삼보가 뒤진 상황.

3쿼터 1분여를 남기고 왼쪽 새끼손가락 부상이 도져 코트에 나뒹굴었던 허재가 출장을 자원했다. 하지만 왼손으로는 드리블조차 불가능한 최악의 상황. 회심의 3점슛은 빗나갔고 악착같은 밀착수비 중 실수만 이어졌다.

그러나 ‘승부의 여신’은 허재와 팬을 위해 더욱 극적인 반전을 준비해두고 있었다.

종료 40초전. 삼보는 콥의 중거리슛으로 1점차로 따라붙은 데 이어 허재가 가로채기로 왼쪽 골밑을 파고들며 절묘한 레이업슛을 성공시켜 79-78로 역전을 이끌어냈다.

종료 12초전. 삼성도 물러서지는 않았다. 현란한 드리블로 골밑을 파고든 헌터가 삼보 센터 타운젠드의 반칙으로 얻어낸 자유투 2개 중 1개를 성공시켜 79-79로 다시 동점.

그러나 삼보는 7.5초를 남기고 마지막 공격에 들어간 뒤 허재-콥-타운젠드로 이어지는 골밑 버저비터로 숨막히는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삼보가 81-79로 승리.

결승골을 터뜨린 타운젠드는 27득점 12리바운드, 손가락 부상에도 27분38초를 뛴 허재는 3점슛 2개를 포함해 18득점 4어시스트.

이어 열린 경기에선 현주엽(28득점 9리바운드 9어시스트)의 골드뱅크 클리커스가 서장훈(22득점 12리바운드)의 SK 나이츠에 94-87로 승리, 5연패에서 탈출했다.

부산에선 기아 엔터프라이즈가 김영만(35득점 7어시스트)과 하상윤(14득점)의 ‘토종 파워’를 앞세워 현대 걸리버스를 99-93으로 꺾고 9연패 후 3연승을 달렸다.

현대 맥도웰은 32점을 넣으며 통산 3397점을 기록, 제이슨 윌리포드의 통산 개인최다득점기록(3389점)을 넘어섰다.

<장환수·전창기자>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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