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각급 대표팀이 ‘릴레이 국제경기’로 주말을 후끈 달군 23일. ‘아우팀’이 ‘형팀’을 능가한 날이었다.
조영증감독이 이끄는 ‘대표 막내’ 청소년대표팀(19세 이하)은 일본 우라와 고마바구장에서 열린 일본신년청소년축구대회 결승에서 ‘유럽의 강호’ 이탈리아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81년 시드니에서 열린 세계청소년대회 4-1 완승 이후 19년 만에 다시 이날 이탈리아를 격파한 한국청소년팀의 선봉장은 전날 두 골을 몰아치며 파라과이를 4-1로 잠재운 바 있는 주장 이천수(부평고).
이날도 플레이메이커 겸 공격수로 나선 이천수는 팽팽한 접전을 거듭하던 후반 36분 페널티지역 내 오른쪽에서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볼을 잡아내 정확한 슈팅으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부평고 3관왕 ‘신화’를 이끌었던 이천수는 1m72, 62kg의 작은 체격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회에서 재치넘치는 게임 운영과 날카로운 슈팅력을 선보여 윤정환 고종수 이관우와 어깨를 나란히 할 대형 플레이메이커로 확실한 입지를 굳혔다.
뉴질랜드 오클랜드에서는 이에 질세라 ‘작은형’ 올림픽대표팀이 뉴질랜드올림픽팀과의 2차 평가전에서 5명이 5골을 몰아넣는 ‘골 폭죽’을 터뜨리며 5-2로 대승, 5연승으로 오세아니아 전지훈련의 대미를 장식했다.
올림픽대표팀은 이날 이동국과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이관우 설기현이 빠진 가운데서도 안효연 최철우 김도균 등 주전들의 골 폭죽에 신인 김대욱 김승현이 가세, 대량 득점했다.
올림픽팀은 상대의 기습공격에 순간적으로 수비조직력이 무너지며 실점하는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지만 경기 시작 1분 만에 터진 김대욱의 선취골 이후 중앙과 측면 돌파 등 다양한 공격 루트를 활용해 경기내용에서도 압도했다.
이날 아쉬웠던 팀은 ‘큰형님’ 국가대표팀. 뉴질랜드대표팀과의 1차평가전에서 1-0으로 이겼던 국가대표팀은 이날 2차 평가전에서는 졸전 끝에 0-0으로 비겨 2월 골드컵대회를 앞두고 진용 개편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손발을 맞춘 지 얼마 안된 국가대표팀은 상대의 밀집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한 채 고전하다 결국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청소년축구
한국 1-0 이탈리아
(2승) (1승1패)
득점〓이천수(후36)
▽올림픽축구
한국 5-2 뉴질랜드
(2승) (2패)
득점〓김대욱(전1) 안효연(전13) 김도균(후16) 김승현(후22) 최철우(후33·이상 한국) 캠벨(후19) 하이키(후26·이상 뉴질랜드)
▽국가대표축구
한국 0-0 뉴질랜드
(1승1무) (1무1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