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윔블던, US오픈에서 잇따라 4강에 오를 때까지만 해도 그의 미래는 탄탄대로 처럼 보였다. 그러나 그때부터 카프리아티는 흔들리기 시작했고 2년간 연속 6번 그랜드슬램 8강 문턱에서 무너졌다.
그후 그는 사람들의 머리에서 잊혀져갔다. 더욱이 3년전 화재로 부상까지 당해 그의 재기는 더 이상 불가능해보였다.
하지만 카프리아티는 지난해부터 해롤드 솔로몬 코치와 함께 착실히 재기를 준비해왔다. 25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오픈 여자단식 8강전.
카프리아티는 16강에서 4번시드 마리 피에르스(프랑스)를 꺾었던 스기야마 아이(일본)를 55분만에 2-0(6-0,6-2)로 꺾었다. 9년만에 그랜드슬램 준결승 진출이 현실로 나타난 것.
이날 1세트 세번째 게임에서 복통으로 경기를 쉬기도 했던 카프리아티는 너무 기뻐 믿기지 않는다 며 아픈 과거를 이겨내 이런 날이 온 것 같다 고 말했다.
카프리아티는 첫세트에서 수기야마의 서비스를 바로 맞받아치는 공격적 플레이를 펼쳐 스기야마에게 단 4포인트만 내주며 손쉽게 승리했다. 카프리아티는 이날 쥘리 알라르-데퀴지스(프랑스)를 2-0으로 제압한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와 결승진출을 다툰다.
한편 남자단식 1,3번시드 안드레 아가시와 피트 샘프러스(이상 미국)은 히참 아라지(모로코)와 크리스 우드러프(미국)을 각각 3-0,3-0으로 꺾고 4강에서 맞붙게 됐다.
<김호성기자.멜버른외신종합>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