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식축구]세인트 루이스냐? 테네시냐?

  • 입력 2000년 1월 28일 19시 20분


미국 프로풋볼리그(NFL)정규리그에서 둘다 13승3패를 기록, 우열을 가리기 힘든 세인트루이스 램스와 테네시 타이탄스.

어느 팀이 31일 오전(한국시간) 애틀랜타 조지아돔에서 열릴 제34회 슈퍼볼에서 영예의 ‘빈스롬바디’트로피를 차지할 것인가.

라스베이거스 도박사들은 세인트루이스가 200-1로 절대 유리하다고 분석한다. 왜 그럴까.

지난 시즌에서 4승12패의 저조한 성적을 남긴 뒤 올시즌 급상승한 세인트루이스의 놀라운 투혼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29세의 2년차인 무명 쿼터백 커트 워너를 보유하고 있는 것을 절대 우세의 결정적인 요인으로 꼽는다.

세인트루이스는 올시즌 리그 최우수선수 워너의 터치다운 패싱 41개를 발판으로 내셔널콘퍼런스 공격부문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테네시는 올시즌 상대팀에게 게임당 평균 230.9야드의 패싱야드를 내주며 최하위에 랭크돼 워너의 활약이 더 빛날 것으로 보인다.

워너는 한때 아이오와주 소도시 세다 폴스에서 최저임금 5달러50센트를 받았던 슈퍼마켓 종업원 출신. 노던 아이오와대에서 1년간 주전 쿼터백을 한 그에겐 NFL은 눈길 한번 주지 않았다.

세미프로팀 아이오와 반스토머에서 온갖 고초를 당하던 워너는 97시즌 NFL 유럽리그팀 암스테르담으로 옮겼다. 여기서 그는 마침내 세인트루이스 램스와 계약을 했고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 쿼터백 트렌트 그린이 부상으로 빠지자 기회를 잡았다.

그렇다고 세인트루이스가 ‘두 다리 쭉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는 처지’는 아니다. 테네시의 디펜스 엔드(DE) 제본 키어스(24)가 버티고 있기 때문. DE란 공격라인 바깥에 위치, 공격백과 쿼터백을 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게 하는 선수. 즉 키어스는 워너를 꽁꽁 묶는 역할을 맡는다.

키어스는 지난해 세인트루이스와 정규리그에서 맞붙었을 때 태클을 5번 성공시켰고 펌블(볼을 들고 전진하는 러너가 볼을 떨어뜨리는 것)을 한번 유도. 또 워너에게 색(쿼터백을 태클로 넘어뜨리는 것)을 가하기도 했다. 키어스의 방어 벽에 막혀 세인트루이스는 24-21로 이겼지만 진땀깨나 흘렸다.

세인트루이스는 올해의 수비신인 키어스를 막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오른쪽 태클 프레드 밀러뿐만 아니라 워너, 타이트엔드 롤랜드 윌리엄스, 풀백 로버트 홀콤브를 모두 키어스 방어에 가담시킬 예정.

짐 하니판 세인트루이스 공격코치는 ”키어스는 스피드를 지닌 대형선수로 자리를 벗어나면 상대 공격대형을 뚫는 게 스프린터와 같다”고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호성기자>ks10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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