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시드 아가시는 30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올시즌 첫 그랜드슬램대회인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결승에서 지난해 챔피언 예브게니 카펠니코프(러시아)에게 3-1(3-6, 6-3, 6-2, 6-4)로 역전승했다.
아가시는 1세트 첫 4게임을 연이어 내줘 불안한 출발을 보였지만 뚝 떨어지는 드롭샷과 강력한 스트로크로 2시간19분간 지속된 베이스라인 쟁탈전을 승리를 이끌었다.
69년 로드 레이버(호주)가 이룬 4개 그랜드슬램 연속 결승 진출을 21년만에 재현한 아가시는 우승상금 48만5000달러를 보태 통산상금 2000만달러 돌파를 눈앞에 뒀다. 그랜드슬램 우승은 지난해 프랑스, US오픈 2관왕에 이어 이번이 6번째.
아가시는 우승을 확정지은 뒤 관중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지만 관중석에 있던 연인 슈테피 그라프(독일)와는 미소만 교환한 채 말을 아꼈다.
2년전 세계랭킹이 141위까지 떨어졌던 아가시지만 최근 84게임에선 70승을 거둬 승률 83%. 아가시의 코치 브래드 길버트는 “앞으로도 3,4년은 아가시의 세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전날 열린 여자단식 결승에서는 2번시드 린제이 데이븐포트(미국)가 대회 최초의 4년연속 우승을 노리던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를 65분만에 2-0(6-1,7-5)으로 눌렀다.
데이븐포트는 힝기스에 최근 4연승을 거두며 98US오픈, 99윔블던 우승에 이어 그랜드슬램 세번째 우승을 이뤘다.
<김호성기자·멜버른외신종합>ks10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