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을 상대로 영업하는 사이버여행사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기존 여행사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항공사들도 인터넷마케팅을 앞다퉈 도입중이다.
국내에 사이버여행사가 출현한 건 벤처기업 ‘3W투어’가 월드투어(www.worldtour.co.kr)사이트를 개설한 98년 2월. 채 일년도 지나지 않는 현재 인터넷을 통해 항공권과 여행상품 등을 판매하는 사이버여행사 수는 200여개에 이른다. 아직까지는 대다수가 기존 여행사들의 웹사이트이지만 사이버 여행시장은 하루가 다르게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 전체 국내 여행시장에서 사이버거래가 차지한 규모는 1,2% 가량. 그러나 대기업과 인터넷포털서비스업체 등의 신규 시장진입과 항공사들의 인터넷 항공권판매 등에 힘입어 올해안으로 사이버거래가 20%선까지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가장 민감한 당사자는 단연 기존 여행사다. 일부는 아직 이익실현보다는 덩치불리기에 급급한 사이버여행사를 과소평가하는 것으로 위안을 삼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생존을 위해 사이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 여행사에 속하는 온누리여행사(www.e-onnuri.com)는 20일 데이콤과 인터넷여행사업에 관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고 사이버여행시장 공략에 나섰다. 3월부터는 패키지여행 예약외에도 전세계 항공권과 호텔, 렌터카 등을 고객이 직접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 이 회사 김학영사장은 “기존 여행사들의 경우 다양한 고객들의 기호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지 못해 항공권 판매 등의 영역에서 시장을 잠식당하고 있다”면서 “실물 여행업에서 체득한 경험을 활용한다면 시장선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항공사들도 사이버여행시장의 확대가 세계적인 추세라고 이해하고 있다. 대한항공(www.koreanair.co.kr)과 아시아나(www.asiana.co.kr) 모두 인터넷을 통해 항공권을 판매하고 있으며 대한항공은 다음달부터 사이버여행사의 웹사이트에서 항공권을 24시간 리얼타임으로 판매 또는 예약판매하는 신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이우성차장은 “사이버여행시장의 출현으로 외국항공사 항공권 판매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여서 이에 대응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세계 인터넷여행시장은 지난해 78억달러에서 2004년 321억달러로 성장할 전망.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43억달러였던 미국의 온라인여행시장이 2001년 150억달러로 3,4배 증가한다고 분석했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