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선수協 실체 인정"…대신 現집행부 해체 요구

  • 입력 2000년 1월 30일 23시 09분


파국으로 치달을 뻔했던 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 문제가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한국프로야구위원회(KBO)는 29일 선수협에 처음으로 대화를 제의해 KBO 사무실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이날 협상테이블에서 선수협은 회장인 한화 송진우와 두산 강병규 롯데 마해영이, KBO쪽에선 이상국사무총장과 이상일사무차장이 나섰다.

22일 창립총회 이후 1주일 만에 만난 양측은 뚜렷한 합의점을 찾지 못했으나 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선수협의 존재를 완전히 부인하던 KBO가 먼저 대화를 제의했다는 것은 사실상 선수협의 실체를 인정했다는 의미.

이상국사무총장은 “근본적으로는 선수협을 인정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선수협의 활동을 보장하는 ‘전제조건’으로 현 집행부의 해체를 들었다.

이에 대해 선수협은 현 집행부 활동의 ‘유보’는 가능하다고 밝혔다. 각 팀이 해외전지훈련을 모두 마친 뒤 선수들의 자율적인 투표를 통해 과반수 이상이 반대의견을 표시하면 물러나겠다는 입장.

KBO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협의방안을 논의한 뒤 선수협과 다시 만난다.

한편 29일 PC통신 동호회로 구성된 ‘팬들의 선물’ 회원 100여명은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날 오후 강남역에서 3555명으로부터 지지서명을 받아낸 선수협은 30일에도 서울 중심가인 명동에서 서명운동 및 사인회를 벌여 시민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반면 해태의 홍현우 김태룡 박계원 권명철은 30일 구단에 탈퇴서를 제출했고 LG 유택현 이정길과 두산 최용호도 탈퇴의사를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최대 132명까지 불었던 선수협 가입자는 48명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구단별 선수협 가입선수는 쌍방울 21, 두산 9, 한화 8, LG 5, 해태 3, 롯데 2명.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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