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임도헌 공수 '펄펄' 2년 쉰 것 맞아?

  • 입력 2000년 2월 2일 19시 28분


“대회가 끝나면 아들 잔치부터 해줄겁니다.”

배구판의 ‘돌아온 터미네이터’ 임도헌(28·현대자동차). 공익근무로 인한 2년간의 공백을 딛고 슈퍼리그 1차대회 우승까지 차지했지만, 그에게는 못내 아쉬운 점이 있다.

슈퍼리그 개막 전날인 1월1일이 아들 준우의 첫돌이었는데 슈퍼리그 대회 준비로 분주했던 탓에 아들의 잔칫상에 아무도 초대하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걸리는 것.

그러나 막상 코트에서는 그런 것을 신경쓸 틈이 없었다. 팀의 오른쪽 공격수 후인정이 부상에 시달리고 있던 상황에서 이인구와 함께 공격을 책임져야 했다. 여기에 마땅한 수비 선수가 없으니 후위에 나서면 리시브도 당연히 그의 몫. “대학 때 이후로 서브 리시브를 가장 많이 받아봤다”고 말할 정도로 숨 돌릴 틈이 없었다. 현대자동차 우승의, 공수에서의 기여도를 따진다면 임도헌이 첫손가락에 꼽힐만하다.

다행히 “전성기에 비해 기량이 전혀 떨어진 것 같지 않다”는 평을 듣고 있다. 2년간 한번도 공식 경기를 갖지 않다가 돌아온 복귀 무대는 일단 ‘성공작’인 셈이다.

사실 ‘복귀전’에 준비도 많이 했다. 지난해 4월 공익근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하자마자 우선 러닝을 통해 5kg이상 체중을 줄이고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 만들기에 나섰다. ‘마음 가짐’도 다시 했다.

슈퍼리그 통산 최다 킬(공격 성공)이 공익요원 기간 동안 신진식(삼성화재)에게 추월당한 것이 신경쓰이기도 했지만 이제 ‘개인 성적’은 잊고 부담없이 나서기로 했다.

“이제 배구가 뭔지 조금 알 것 같아요. 다시 우승도 하고 싶고, 프로화도 추진한다는데 배구 한번 원없이 해봐야죠.”

3일 2차 대회부터 재개되는 슈퍼리그.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임도헌의 표정은 마치 처음 배구를 시작하는 선수처럼 의욕으로 넘쳤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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