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전 창/"지렁이 풍선 좀 막아줘"

  • 입력 2000년 2월 3일 18시 08분


프로농구에서 홈코트의 이점이 과연 있을까 없을까.

정답은 ‘있다’다.

그렇다고 심판이 내놓고 홈팀에 유리하게 휘슬을 불어댄다는 뜻은 아니다. 홈팀을 응원하는 열성 팬이 바로 홈코트의 대단한 이점.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함성과 홈팀을 지원하는 특별한 ‘노하우’가 있기 때문.

최근 선수들이 적진에서 자유투를 던질 때보면 주위에 신경이 쓰여 입이 한 자나 나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바로 ‘지렁이 풍선’탓이다.

열성팬들이 무지개색 형광물질을 바른 긴 지렁이 풍선을 상대팀 선수가 자유투를 던질 때 골대 바로 뒤에서 단체로 흔들어대는 것.

이는 국내 농구팬만 즐겨 사용하는 방법은 아니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도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돼온 고전적인 방법.

지난해에는 중국에서 대량으로 들여온 레이저빔 지시봉으로 광선을 선수 눈에 비춰 문제가 되기도 했다. 일부러 슛 찬스에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는 수법도 있었다.

그러나 한국농구연맹(KBL)은 레이저빔 지시봉이나 플래시를 금지한 것과는 달리 ‘지렁이 풍선’은 인정하고 있다.

풍선을 흔드는 팬의 즐거움이 선수가 느끼는 ‘신경 거슬림’보다 더 중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