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가 한국야구위원회(KBO)와 8개 구단 ‘목조르기’에 나선다. 선수협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시간끌기’로 들어간 KBO에 맞서 그동안 처분만 기다리던 수동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투쟁으로 전환할 것임을 알렸다.
우선 선수협 지지성명을 발표했던 경실련, 함께하는 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들의 협조를 얻어 항의집회와 함께 각 구단들을 소유하고 있는 기업의 제품 불매운동을 전개할 계획. 아울러 이번주내로 사단법인 허가신청을 내기로 했다.
미국프로야구선수협의회(MLBPA)와의 긴밀한 공조체제도 준비하고 있다. 만약 미국선수협의 적극적인 지원약속이 이뤄진다면 현재 미국 플로리다와 애리조나에서 각각 전지훈련중인 현대 삼성의 스프링캠프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구단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미국선수협이 입김을 넣어 이들 구단에 대한 스프링캠프장 대여를 막을 수도 있기 때문. 위와 같은 행동을 철저히 준비하기 위해 선수협은 전문지식과 행정 경영능력을 갖춘 전문인력들로 사무처를 구성할 예정.
이날 선수협은 야구규약에 의거, 현재 구단과 선수간에 이뤄지고 있는 통일계약서의 ‘독소조항’들을 제거하기 위해 구단의 대표와 선수 대표, 외부전문가로 구성되는 가칭 ‘프로야구제도개선위원회’ 신설을 KBO측에 제시하기도 했다.
선수협의 강병규대변인은 “시간을 끌면 끌수록 자신들이 유리할 거라는 KBO와 구단들의 판단은 오산이다. 오히려 선수들의 단결력이 더욱 강해지고 있다. KBO가 대화를 거부하고 계속 침묵한다면 앞으로 공격적인 방법들을 통해 그들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한편 쌍방울은 8일 출발하는 하와이 전지훈련에 29명의 선수가 참가한다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선수협 가입선수는 8명. 이들은 선수협 탈퇴는 하지 않고 일단 훈련에만 참가하는 형식으로 떠난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