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번역돼 나오기도 한 이 책에서 그는 미국의 달리기 붐은 3명의 선구자 아서 리디아드, 빌 바워맨, 케네스 쿠퍼와 3명의 러너 앰비 버풋, 프랭크 쇼터, 빌 로저스에 의해 이뤄졌다고 했다.
뉴질랜드의 리디아드는 1940년 과체중을 줄이려 ‘천천히 멀리 달리기’ 프로그램을 시작해 51년 마라톤 대표선수가 됐고 60년 올림픽에서 제자 3명이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따냄으로써 명성을 얻은 인사. 그는 조깅운동의 창시자는 아니지만 프로그램 개발과 전파로 수많은 사람을 의자에서 끌어냄으로써 ‘조깅의 발명자’로 불린다.
미국 육상팀 코치였던 바워맨은 62년 리디아드와 만난 뒤 1967년 심장병의사 왈도 해리스와 함께 ‘조깅’이란 책을 펴냈고, 쿠퍼박사는 68년 기념비적 저서 ‘에어로빅’으로 운동의 효과를 각인시켰다.
버풋은 68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11년 만에 미국에 우승을 안겼고, 쇼터는 72년 올림픽에서 우승했으며, 로저스는 보스턴 마라톤에서 75년과 78년부터 3연속 우승의 위업을 이뤘다. 갤러웨이는 이들의 연구와 성적이 어우러져 미국의 달리기 인구는 폭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보스턴 마라톤은 64년 참가인원이 300명이었지만 오늘날에는 1만5000명으로 제한하며, 63년 15명이 참가했던 샌프란시스코 ‘베이에서 베이커스’ 대회엔 84년 7만5000명이나 출전했고 최근 뉴욕 마라톤은 출전자를 추첨할 정도다.
그렇다면 한국의 달리기에도 ‘혁명’이란 말을 쓸 수 있을까.
지난해 동아마라톤 출전 일반인이 1만1000여명, 풀코스와 하프코스 부문만 열리는 올해 동아마라톤 참가자가 9000명에 육박한 상황과 94년 하프코스 출전 일반인이 174명, 95년 풀코스 출전 일반인이 16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그렇게 써도 억지는 아닐 듯 싶다.
사실 국내 일반인 달리기에 불씨를 지폈다 할 노장마라톤 74년 첫 대회에 72명, 40∼60대 기록을 나눈 이듬해 대회에 121명이 참가한 이래 달리기 인구는 크게 변치 않았다.
달리기 인구가 최근 급증한 이유를 갤러웨이식으로 푼다면 동아마라톤을 비롯한 공식 대회의 일반인 참가 유도, 달리기 단체와 동호인 모임의 잇단 창설과 월례 대회, 92년 올림픽의 영웅 황영조와 96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따낸 이봉주의 쾌거 등이 상승작용을 했다 하겠다.
문이 열린 ‘달리기 전성시대’. 한번 동참해보는 일도 괜찮겠다. 때마침 이봉주는 도쿄에서 한국최고기록을 바꿨다.
윤득헌<논설위원>dhy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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