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파리오픈]정성숙-조민선 나란히 金-銀메달

  • 입력 2000년 2월 14일 19시 31분


‘여자유도 노장 만세.’

침체에 허덕이던 한국여자유도가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지난해 9월 나란히 현역에 복귀한 28세 동갑내기 정성숙(포항시청)과 조민선(한국체대대학원)이 14일 폐막된 파리오픈국제유도대회에서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따냈다.

정성숙은 14일 열린 여자 63kg급 경기에서 세베린 반덴헨데(프랑스)에 허벅다리걸기 되치기 한판승을 거뒀다.

전날 조민선도 70kg급에서 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베르부르크 울라(벨기에)에게 져 아깝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독감과 팔목부상 상태에서 따낸 것이어서 은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둘은 지난해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한 한국유도의 마지막 희망봉. 97년 파리대회(조민선)와 98년 방콕아시아경기대회(정성숙)를 끝으로 매트를 떠났던 이들을 대한유도회 김정행회장이 ‘비상 소집령’을 발동시켜 복귀시킨 것도 시드니올림픽에서의 금메달을 기대해서다.

허벅다리 걸기와 밭다리 후리기가 특기인 조민선이나 안다리 걸기와 업어치기 명수인 정성숙은 경기운영과 기술면에선 세계 최상급.

공백이 길었던 조민선이나 다리부상을 당했던 정성숙 모두 체력 저하가 문제지만 현재 이들은 태릉선수촌에서 강도 높은 실전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몸을 만들어 가고 있다. 이번 파리오픈대회는 ‘올림픽 탐색전’ 성격. 중요한 것은 이들이 이번대회 상위권입상으로 얻은 자신감이다.

최종삼 대한유도회전무는 “조민선과 정성숙이 이제야 제 궤도에 오른 것 같다”며 “3,4월경이면 전성기의 컨디션을 되찾아 9월 시드니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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