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코트에 나서는 후배 김석호(25)와는 10년차. 두번째로 나이가 많은 선수인 주성훈(30)보다도 다섯살이 더 많다. 하지만 요즘 최천식의 활약을 보면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 14일까지 최천식은 블로킹 부문 7위에 올라있다. 세트당 0.818개를 잡아내 대한항공 선수 중 가장 많은 블로킹을 기록했다. 속공인 A퀵(44개·6위)과 B퀵(22개·5위)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후배들에게 전혀 밀리지 않는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박희상과 박선출의 입대로 공백이 생긴 공격 라인을 최천식의 ‘나이를 잊은’ 활약으로 메우고 있다.
“옛날만큼 점프야 되겠어요? 경험으로 버티고 있지요.”
91년 교통사고로 척추 수술을 받은 이후 계속 복대를 차고 경기에 나서는 최천식은 “기량이나 체력보다 경기에서 더 중요한 것은 경험과 정신력”이라고 설명한다.
대한항공 선수들은 모두 코치 최천식을 “선생님”이라고 깍듯하게 대한다. ‘코트의 귀공자’라는 별명 대신 ‘노장’이라는 꼬리표가 붙어다닌 지도 벌써 여러 해. 매년 슈퍼리그가 끝나면 은퇴 얘기가 나돌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최천식은 단호히 “은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뛸 수 있는 한 선수로 남아 있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 최천식이 코트를 누비는 이유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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