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은승표 인터뷰]"스노보드 부상위험 스키의 3배"

  • 입력 2000년 2월 16일 19시 32분


새 천년 들어 스키장에는 ‘스키’장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리 만큼 다양한 신장비가 대거 등장했고 이에 따라 사고와 부상의 유형도 바뀌었다. 대표적인 신장비는 카빙스키, 스노보드, 스키보드 등등…. 70년대 후반 이탈식 안전바인딩 등장후 사라진 다리골절이 다시 발생하는가 하면 무릎부상 위험도 높아졌다.

지난 30년간 스키부상만 전문적으로 연구해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가진 미국 버몬트주립대 스포츠의학과의 스키부상연구팀에서 활동중인 은승표박사와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신장비의 안전여부에 대해 들어 보았다.

로버트 죤슨박사와 칼 에트린져 등이 주축된 버몬트팀은 안전바인딩의 아이디어를 제공, 다리 골절부상을 90% 가량 줄였고 근래엔 무릎의 십자인대 부상예방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스노보드가 스키보다 더 부상위험이 높다던데….

“사실이다. 통계상 스키어의 약 3배다. 그러나 이것은 연령층이 낮아 그런 것으로 본다. 스키어에 비해 무릎인대 파열 등의 심한 부상은 오히려 적은 편이다. 대신 스키에선 흔치 않은 손목과 발목 골절이 많다. 주로 초보자가 많이 다치는데 이런 부상은 강습만 제대로 받아도 막을 수 있다.”

-스키는 부상방지 장치가 많은데도 부상위험이 큰가.

“안전 바인딩이 다리 부상을 막아줄 것이라는 것은 환상이다. 스키어의 부상 중 20-30%를 차지하는 무릎 인대파열은 바인딩 수치를 제대로 맞추는 등 장비를 제아무리 잘 정비해도 발생한다.”

-예방책은 없는가.

“넘어져도 안다치는 요령을 배우는 게 급선무다. 넘어져 미끄러질 때 억지로 일어나려 애쓰지 말고 넘어질 때 팔은 뒤로 가져가지 말고 앞으로 가져가며 일단 넘어지면 다리를 모으는 동작을 평소 연습해 습관이 되도록 한다. 버몬트팀의 연구결과 무릎 부상을 막는데 효과적인 것으로 판명됐다.”

-최근 스키장마다 스키보드(플레이트 길이가 1 미터 내외로 짧고 비이탈식 바인딩을 장착한 스키)의 사고가 부쩍 늘었는데….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짧다고 얕보다가는 다리 골절상을 입기 쉽다. 다리골절은 부츠가 짧고 이탈식 안전바인딩이 개발되기 전에나 발생했는데 최근 스키보드 등장후 30년전의 이런 부상이 다시 생겼다. 뼈가 약한 약한 어린이에게는 위험한 장비다.”

(시판중인 스키보드중 이탈식 바인딩을 부착한 것으로는 로시뇰의 플래쉬스키가 있다.)

-카빙스키는 어떤가.

“전통 스키에 비해 부상 빈도가 높은 편이다. 로버트 존슨 박사의 연구결과로는 40% 가량 더 높았다. 다리 골절의 위험도 지적됐다. 미국 ‘스키잉 매거진’ 편집자 조쉬 레어만은 중상급자의 경우 무릎 부상의 위험도 크다고 경고했다.”

-왜 그런가.

“빠른 스피드와 급격한 방향 전환으로 인해 발생하는 큰 원심력 때문으로 보인다. 카빙 턴으로 인한 부상은 아직 본격적으로 연구되지 않아 집중부위가 어디라고 확실히 말할 수 없으나 부상위험이 중상급자에게 높다는 점만은 동의한다. 스키어가 이런 사실을 알고 타야 부상위험을 줄일 수 있다.”

연락처:cmcski@cmcski.org

<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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