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박선미-한유미, 현대 '100점짜리' 새내기

  • 입력 2000년 3월 2일 19시 57분


“골칫덩이들이 ‘복덩이’가 됐어요.”

LG정유에 2연승을 거두며 10년만의 배구 슈퍼리그 여자부 정상 탈환을 눈앞에 둔 현대건설.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LG정유의 ‘10년 아성’에 금을 낸 현대건설의 우승 행보에 ‘겁없는 새내기’ 두 명이 앞장섰다.

레프트 한유미와 라이트 박선미. 3차대회 막판부터 투입된 이들의 돋보이는 플레이는 도로공사 최정화와 김사니로 압축됐던 올 슈퍼리그 여자부 ‘신인왕 판도’를 뒤흔들기에 충분하다. 이들은 누가 낫다고 말하기 어려울 만큼 ‘제 몫’을 해내고 있다.

현대건설 유화석 감독도 “누구에게 점수를 더 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둘 다 100점을 주고 싶다”며 명확한 대답을 피할 정도.

사실 이들은 이번 슈퍼리그를 앞두고 다른 신인 선수들과 함께 팀을 이탈해 유감독의 속을 썩였던 ‘전과 있는’ 선수들. 그러나 이제는 성실한 훈련과 팀플레이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됐다.

한일전산여고 출신의 한유미는 공격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안은영의 부상으로 3차대회 중반부터 출전한 한유미의 과감한 스파이크 덕에 세터 강혜미는 주포 구민정이 후위로 빠져도 부담없이 공을 올릴 곳을 찾을 수 있게 됐다. 한유미는 1m79, 63㎏으로 다소 가냘퍼 보이는 몸매를 가졌지만 스피드와 힘에서 모두 자신이 있다. 지난해 포르투갈 세계유스대회 득점왕의 ‘경력’이 한유미의 실력을 입증한다.

강릉여고를 졸업한 박선미는 탄탄한 기본기를 가진선수 바탕으로 현대건설의 약점으로 꼽혔던 라이트 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박선미는 공격뿐만 아니라 서브 리시브와 공격 리시브, 토스 등 모든 면에서 나무랄 데 없는 플레이를 펼쳤다. 지난해 최정화와 함께 강릉여고를 전국대회 4관왕으로 이끌었던 주인공이다. 강타와 연타를 구분해서 찔러 넣을 줄 아는 등 경기를 읽는 눈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성원기자>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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