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용병들은 반칙작전에 '봉'

  • 입력 2000년 3월 5일 21시 34분


99∼2000 프로농구에서 1점차 승부는 모두 14번.

이런 숨막히는 경기에서 흔히 나오는 것 중의 하나가 고의반칙이다. 자유투를 내주더라도 일단 흐름을 끊어 공격권을 찾아오자는 뜻.

하지만 아무한테나 ‘반칙 작전’이 통하는 것은 아니다.

자유투 성공률 91.1%의 추승균(현대)이나 88.6%의 김상식(SBS)이 볼을 잡았을 때는 아예 건드리지 않는 편이 낫다.

그렇다면 “옳다, 잘만났다”하고 반칙작전을 쓸 수 있는 선수는 누구일까. 당연히 자유투에 취약한 용병들.

현대의 로렌조 홀이 45%로 확률이 가장 낮아 단연 ‘봉’이다. 덩크왕 워렌 로즈그린(신세기)도 49%로 절반 이상 넣지 못해 ‘봉’에 들어간다.

이들 때문에 생긴 웃지못할 일화도 많다. 홀을 보다못한 현대 강명구단장은 홀과 자신 중 누가 더 자유투 성공률이 좋은지 ‘자유투 내기’를 해 홀을 이긴 적도 있을 정도.

차라리 한손으로 던지는 것이 확률이 높아 시즌 중반부터 왼손으로만 자유투를 던지는 로즈그린. 그는 2월15일 동양전에서 “상대 반칙작전에 조심하라”는 유재학감독의 말을 듣고 자신에게 볼이 날아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냅다 도망을 쳐 결국 승리의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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