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맹’이라는 소리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던 선수들이지만 이들이 컴퓨터에 눈을 뜨게 된 계기는 선수협 때문이었다. 선수협이 출범하자 이들을 지지하는 인터넷 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네티즌들의 적극적인 의견개진이 줄을 이었다.
일부 팬은 선수협 소속 선수들의 개인 홈페이지까지 장만해주며 호응을 보냈다. 현재 송진우회장을 비롯해 강병규 대변인, 박정태 양준혁 등 10여명의 개인 홈페이지가 개설돼 있다.
하지만 ‘문명의 이기’도 사용할 줄 알아야 ‘문명인’이 되는 법. 노트북 컴퓨터를 갖고 있던 양준혁 최향남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선수들이 컴퓨터를 제대로 다룰 줄 모르던 상태. 이들은 팬들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앞다퉈 컴퓨터 공부를 시작했다.
서초구 반포동 선수협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나 사무실 인근 게임방에 가서 자원봉사자들에게 강습받기를 한달. 이젠 대부분의 선수들이 인터넷을 활용할 줄 알게 됐다. 신문사 사이트에 접속해 선수협 관련 기사를 모니터하기도 하고 팬들로부터 E메일이 오면 꼬박꼬박 답장을 보내기도 한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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