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프로축구 정규리그 우승팀 수원과 꼴찌팀 성남간의 전적이라 어떻게 보면 당연한 내용이기도 하지만 성남으로서는 아쉽기만 했다. 두 번은 연장전까지 승부를 가리지 못한 채 승부차기에서 졌고 나머지 두 번은 선취골을 넣고도 후반 뒷심 부족으로 역전패했다.
12일 오후 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2000티켓링크 슈퍼컵. 성남이 수원을 상대로 복수전을 다짐하고 있는 반면 수원은 시즌 첫 경기를 반드시 승리로 장식해 지난해의 명성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이날 양팀 맞대결의 선봉장은 ‘해결사’ 박남열(성남)과 데니스(수원). 재일교포 박강조(성남)와 고종수(수원)가 양팀 중원 사령탑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지만 축구는 역시 골을 넣어야 이기는 만큼 둘의 어깨는 무겁다.
박남열은 성남의 93∼95시즌 정규리그 3연패의 주역. 지난해 상무에서 복귀해 기대를 모았으나 정규리그 내내 옛 기량을 회복하지 못했다.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11월 마지막 대회로 치러진 축구협회(FA)컵 대회. 박남열은 1, 2회전 연속골을 넣어 팀을 결승에 진출시켰고 전북 다이노스와의 결승전에서 두 골을 넣어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며 팀 우승을 이끌었다.
당시 축구 전문가들은 “박남열이 되살아났다”며 그의 화려한 기량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박남열은 동계 훈련도 충실히 소화, ‘특급 신인’ 김대의가 부상으로 빠진 성남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개구쟁이’ 데니스는 그야말로 수원의 ‘해결사’. 지난해 축구 전문가들이 “전반전의 수원과 데니스가 교체 투입되는 후반전의 수원은 완전히 다른 팀”이라고 평했을 정도. 아디다스컵 득점 도움왕을 차지했고 부상으로 간간이 교체 투입된 정규리그 20경기에서도 2골6도움을 뽑아 내는 저력을 자랑했다.
이번 단판 승부에서 그의 주가가 상한가로 치솟은 것은 황선홍이 부상 후유증으로 아직 출전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 7일 명지대와의 연습 경기에서도 황선홍 대신 원톱으로 나서 3골1도움으로 만개한 기량을 과시했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