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서 ‘공적 1호’로 꼽히는 ‘훌리건(축구장 난동꾼)’. 문제를 일으키는 데는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이들이 똘똘 뭉쳤다.
이유는 ‘제2의 월드컵’으로 불리는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6월10일∼7월2일)를 못 볼 위기에 처했기 때문.
잉글랜드 훌리건과 함께 악명을 떨치고 있는 독일의 훌리건 800여명이 25일 베를린에서 “유럽축구선수권대회를 보게 해달라”며 거리 집회를 갖기로 한 것.
2000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 공동 개최국인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경기장 안전을 위해 같은 유럽연합(EU) 회원국 시민이라도 국경을 통과할 때 여권 검사를 강화하고 요주의 훌리건에 대해서는 입국을 불허하기로 하는 강경 대책을 세웠다.
또 벨기에는 축구와 관련된 사고가 발생할 경우 현행범은 즉시 체포하고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되는 인물에 대해서는 경기에 앞서 억류, 12시간 동안 보호할 수 있도록 입법 조치를 했다.
이렇게 되자 훌리건들이 단체 행동에 나선 것.
그러나 대부분의 유럽 시민들은 “축구장에서 폭행을 일삼는 훌리건이 강압적인 제재를 받게 된 것은 자업자득”이라며 훌리건 집회에 곱지 않은 눈길을 보내고 있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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