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은근한 내리막길. 종로 신설동오거리를 거쳐 군자교를 약간 지난 지점까지다. 내리막이라고 오버 페이스는 절대 금물. 항상 30㎞ 이후를 생각하라. 자기가 가진 힘의 70%정도만 써야 한다. 호흡은 입과 코로 동시에 들이마시고 내쉰다.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쉬어야 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속설. 음료수대를 지날 때마다 약간 목을 축일 정도로 수분을 보충해 주라. 초반 수분 보충을 안하면 30㎞ 이후에 뛰기 힘들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마시면 복통이 올 수도 있다. 자기 페이스를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남이 빨리 달린다고 거기에 맞추다간 낭패보기 십상. 첫째도 절제, 둘째도 절제. 힘을 비축하라. 길가 시민들의 박수에 힘이 절로 날 것이다.
▽10∼20㎞〓평탄하다.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어린이대공원 옆을 지나고 잠실대교를 건너 롯데월드와 올림픽공원을 지난다. 천호네거리와 길동네거리 중간쯤이 20㎞지점. 앞만 보고 뛰지 말고 아름다운 한강과 올림픽공원 등 주변 경관을 즐기면서 달려라. 도로도 넓고 깨끗해 달리는 맛이 절로 날 것이다.이때쯤이면 근육도 풀어지고 땀도 난다. 빨리 달리고 싶은 유혹도 든다. 그러나 아직 이르다. 70% 힘으로 페이스를 유지하라. 힘을 남겨야 30㎞이후를 뛸 수 있다.
▽20∼30㎞〓길이 훤하고 시원하다. 계속 평탄한 길. 다시 올림픽공원을 끼고 돌아 가락동농수산물 시장을 거쳐 성남시 쪽으로 달린다. 장지인터체인지를 지나 잠실식물원 직전이 30㎞지점. 길 양쪽이 환하게 트여 바람을 맞으며 달려야 한다. 엘리트 선수들이 아닌 일반 마스터스 참가자들은 땀을 식혀 주는 바람이 오히려 좋다. 연습이 부족한 사람은 지치기 시작한다. 이때도 힘을 남기고 뛰어라.
▽30∼42.195㎞〓유일한 오르막(사실 오르막이라고 할 것도 없지만)이 31㎞지점인 세곡동 네거리 못 미친 지점에 있다. 이후엔 평탄한 내리막길. 힘이 극도로 지쳐 있는 상태. 오르막은 약간 상체를 15도 정도 숙이고 달리는 게 좋다. 롱 스트라이드 주법은 금물. 잰 걸음인 ‘쇼트 트로팅’ 주법이 좋다. 정신력이 열쇠. 체력은 바닥났지만 결승점이 가까워질수록 편안해지고 뿌듯한 느낌이 든다.
<김화성기자>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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