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마라톤]여자부우승 박고은 인터뷰

  • 입력 2000년 3월 19일 19시 59분


“꿈만 같아요.”

동아서울국제마라톤 여자부에서 우승을 차지한 박고은(24·한국수자원공사)은 결승 테이프를 끊고 난 뒤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비록 6초 차로 아깝게 시드니 올림픽 기준기록(2시간33분)에는 못 미쳤지만 생애 첫 풀코스 우승의 감격을 가누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97년 마라톤에 입문한 뒤 4번째 풀코스 도전 만에 일궈낸 우승. 더구나 이날 기록 2시간33분06초는 자신의 이전 최고 기록인 2시간53분23초를 20분 이상 앞당긴 역주였다. 박고은은 “상비군 소속으로 제주도에서 꾸준한 훈련을 해온 것이 도움이 됐다”며 “너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박고은은 이날 레이스에 대해 “처음에는 (오)미자언니의 뒤를 쫓아 2위 그룹에 머물러 있다가 15km지점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해 20km지점에서 나란히 따라붙었다. 30km지점에서 스퍼트를 한 것이 주효했던 것 같다”고 이날 레이스의 ‘작전’을 설명했다.

충북 청주 남성초등학교 5년 때 중 장거리로 육상을 시작해 청주여중, 충북체고를 거쳐 94년 수자원공사에 입단했다. 5000m와 1만m에 이어 97년 마라톤 풀코스를 처음 뛰었고, 올 2월 광양하프마라톤 여자부 우승을 차지하는 등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구력과 중반 이후 스퍼트가 좋은 반면 체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았지만 이날 우승으로 여자마라톤의 ‘새로운 스타’로 떠오를 가능성을 보였다.

박고은은 “비록 시드니 올림픽 기준 기록에는 못 미쳤지만 올림픽 전까지 다른 대회에 출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박고은은 앞으로 기준 기록을 통과하는 선수가 없을 경우 연맹 추천 선수로 올림픽에 나갈 수 있다. 1m62, 49kg. 홀어머니 조영숙(48)씨와 함께 살고 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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