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동아서울국제마라톤에 출전한 아벨 안톤(스페인)의 매니저인 미구엘라 모스타자는 19일 동아마라톤이 끝난 뒤 우승자 정남균(22·한국체대)을 두고 “마라톤계의 새로운 스타”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모스타자는 99 세계선수권 우승자 안톤을 비롯해 96 애틀랜타 올림픽 우승자 드와네 투과니(남아공) 등 각국 마라토너 150명을 관리하는 세계 마라톤계의 ‘큰 손’이자 ‘마라톤 전문가’. 모스타자는 이번 동아마라톤이 정남균의 두번째 완주라는 데 특히 놀라움을 표시하며 “후반 이후 언덕 코스에서도 힘차게 스퍼트하는 것을 보고 가능성이 높은 선수라고 생각했다”고 추켜세웠다.
모스타자뿐만 아니라 국내 육상 관계자들도 정남균을 “한국 마라톤을 짊어질 차세대 스타”로 표현하는 데 이견이 없었다.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1분29초의 기록으로 안톤과 프레드 키프로프(케냐) 등 특급 마라토너들을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이미 ‘깜짝 스타’로 떠올랐지만 이번 대회의 우승은 말 그대로 정남균의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 더구나 정남균은 기량과 함께 마라토너로서는 큰 키(1m78)와 준수한 외모까지 갖춰 스타로서 손색이 없는 자질을 가졌다.
마라톤 해설가로 변신한 ‘몬주익의 영웅’ 황영조는 “한국 마라톤이 진주를 건진 느낌”이라며 정남균의 우승을 반겼다. 황영조는 “내가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냈던 것이 지금 정남균과 같은 나이인 22세때였다. 지금 정남균의 상승세는 당시 내 상태와 비슷한 것 같다. 섣불리 시드니 올림픽 메달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평가했다.
정남균을 지도하는 한국체대 김복주 교수는 “정남균은 스피드와 지구력, 두 측면이 모두 뛰어난 선수”라며 “레이스가 잘 안되면 쉽게 포기하는 단점이 있었지만 지난 동계훈련과 이번 레이스 우승으로 이 점도 극복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교수는 “6개월간 체계적인 훈련을 이어가 시드니 올림픽에서 승부를 걸어보겠다”고 덧붙였고 정남균 스스로도 “올림픽 메달이 다음 목표”라며 각오를 다졌다.
<주성원기자> s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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