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콜롬비아 보고타 엘 캄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02년 월드컵축구대회 브라질-콜롬비아의 남미지역 예선 개막전. 브라질은 평지에 살던 사람의 숨을 턱턱 막히게 하는 2600m 고지에 위치한 엘 캄핀 스타디움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한 듯 날카로운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고 0-0으로 비겼다.
브라질은 ‘신축구황제’ 호나우두가 이번 지역예선에 출전한 대표팀 명단에서 애당초 제외됐고 ‘왼발의 달인’ 히바우두와 ‘오버래핑의 명수’ 카푸가 부상으로 출전을 못해 골 결정력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첫판을 무승부로 끝냈다.
콜롬비아는 파스트라나 대통령이 직접 관전을 하는 가운데 4만5000명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고 강력한 수비로 브라질의 공격을 봉쇄했다.
브라질은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소속으로 장거리 슈팅과 프리킥의 천재인 호베르투 카를로스가 위협적인 슈팅을 선보였을 뿐 최전방 공격진의 파괴력이 그다지 강하지 못했다. 신예 게임메이커 알렉스와 카를로스를 주축으로 한 브라질은 공격의 주도권을 잡았으나 호나우두나 히바우두 같은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브라질은 전반 25분 카를로스가 왼발로 강하게 찬 프리킥이 휘면서 콜롬비아 문전을 파고들었으나 콜롬비아 GK 오스카 코르도바의 선방에 걸려들었다.
탄탄한 수비로 브라질의 공격을 막은 뒤 기습 찬스를 노린 콜롬비아는 전반 11분 후안 파블로 안젤이 브라질 수비진에서 드리블하며 날린 슈팅이 골대를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후반은 브라질의 절대적인 우위.
브라질은 여러 차례 골 찬스를 잡았으나 이반 라미로 코르도바와 마리오 알베르토 에페스의 육탄 방어에 막혀 골을 터뜨리지 못했다.
10개국이 4.5장의 월드컵 진출권을 놓고 펼치는 남미 예선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의 풀리그로 벌어진다.
<권순일기자> stt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