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SK 우승 원동력/존스-조상현 영입 전력강화

  • 입력 2000년 4월 2일 21시 07분


‘준비된 우승.’

창단 3시즌 만에 일약 사상 첫 프로농구 정상으로 발돋움한 SK 나이츠.

SK가 지난해 10월 시범경기격인 투어 챔피언십에서 현대를 꺾고 우승했을 때 많은 농구인들은 ‘찻잔 속 태풍’으로 폄훼했던 게 사실.

하지만 SK는 이같은 주위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99-2000 정규리그에서 내내 현대와 1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다툼을 벌였다. 그리고 마침내 코트의 최강자로 떠올랐다.

97-98시즌 10위, 98-99시즌 8위로 하위권을 맴돌던 SK가 거센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그 첫 번째로 ‘공든 탑’을 쌓듯 하나하나 정성들여 만든 강력한 ‘맨파워’가 꼽힌다.

서장훈 현주엽 등 걸출한 포스트맨을 보유하고도 지난 시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SK는 지난해 3월 신인 드래프트에서 연세대 출신의 포인트 가드 황성인을 뽑았다.

재간둥이 황성인의 매끄러운 게임 리딩과 볼배급이 위력을 떨치면서 허술하던 SK의 조직력은 금세 짜임새를 갖췄다.

또 현대로부터 외국인 포워드 재키 존스를 영입해 서장훈과 함께 강력한 ‘트윈 타워’를 형성했다. 지난해 12월에는 현주엽을 골드뱅크의 3점슈터 조상현과 맞바꾸는 사상 최대의 트레이드를 단행해 공격력과 스피드를 강화시키는 효과를 얻었다.

‘덕장’ 최인선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기아 시절 아마 농구대잔치 7회 우승, 프로 원년 챔피언 등을 이끌었던 최감독은 따로 놀던 SK의 ‘구슬’들을 한데 꿰어 ‘보배’로 만들었다.

시즌 한때 주전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현대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석주일 박도경 손규완 등 식스맨까지 고루 활용해 팀전력을 극대화시켰다.

2시즌 동안 성적 부진으로 마음고생이 심했던 프런트의 노력도 ‘SK, OK’의 숨은 일꾼.서울 구의동에 전용 체육관과 숙소를 마련하는 등 편안한 훈련환경을 제공했고 적극적인 관중동원으로 늘 홈코트인 청주체육관의 객석을 가득 채워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김종석기자> kjongs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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